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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네이버, 구글, 다음의 국내 검색엔진시장 점유율

야옹야옹어흥 2022. 1. 16. 17:52

2021년 초일부터 말일까지 두고 조회해 본 결과, 기간 평균값은 네이버가 56.1%, 구글 34.73%, 다음 5.46%로 나타나 아직은 네이버가 명실상부한 국내 검색엔진 1위이다.

네이버 점유율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21 년 한 해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네이버를 떠나 구글에서 검색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2021년 포털사이트 점유율 변화를 보면, 1위 네이버의 점유율이 12.75%, 두 자릿수대의 큰 폭으로 줄어들었으며 그만큼 구글과 다음이 점유율을 가져갔다. 한 해동안 이렇게 뚜렷한 역전현상이 생긴 원인이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니, 우선 2021년 2월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실검) 폐지의 여파가 아닐까 싶다. 3월에는 실검뿐 만 아니라 실시간 SNS 검색 서비스도 종료했다. 이로써 네이버는 ‘대형 포털사이트들이 실시간 검색어를 조작해 여론조작을 한다’는 의혹에서는 좀 자유로워지며 리스크를 덜게 되었다. 그러나 화젯거리를 먼저 제시해주지 않는 포털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존 사용자들을 붕 떠있게 만들어 버렸다.

추세적으로 봤을 때, 2015년 약 80%의 독보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던 네이버의 하락세는 너무나 뚜렷하고, 그 자리를 구글이 메워 나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네이버에서 다른 포털로 옮겨가는 이유가 오로지 실시간 검색어 폐지 때문일까. 아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가속화하고 있는 네이버의 검색 품질 저하와 타사이트(유튜브, 티스토리 등) 차단이 더 큰 원인이다. 경쟁사인 티스토리 블로그 포스팅의 내용이 양질의 글이라도 네이버 VIEW탭에 나타나지 않고, 새로 추가된 인플루언서 탭과 함께 네이버 블로그는 한 층 더 노골적인 광고 도배판이 되어버렸다. 후기를 가장한 온갖 광고 포스팅들이 난무하며 더 이상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공간이 아니라, 82 피플들의 도떼기시장이 되어버린 지 오래이다.

네이버에 검색어를 입력해본다. 검색결과창은 내가 검색한 검색어를 조합한 말도 안 되는 상품을 판다고 하는 쇼핑몰 링크들 부터 시작한다. 파워링크 광고가 한 바닥 나온 다음, 스크롤을 세 번 정도 쭉쭉 굴려 내려왔는데도 아직도 광고성 포스팅들만 미친 듯이 나온다. 진짜로 찾고 싶은 정보를 찾는데 시간이 점점 더 많이 소요되고, 낚시글들로 인한 짜증은 덤이다. 이런 쓰레기 같은 품질의 글들, 지나친 상업화로 인해 이용자들이 네이버를 떠나 구글에 가서 검색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나부터도 요즘 순수한 정보를 빨리 찾고 싶을 때는 위키백과나 나무 위키의 문서 내용에 더 의존하게 된다. 아예 처음부터 검색을 ‘땡땡 위키’라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구글검색이 쉽게 네이버를 대체할 대세가 될까?
어떤 토픽에 대해 구글 검색을 하면 옛날 기사나 칼럼이 맨 앞 페이지에 나올 때가 많다. 기사가 나온 날짜는 현시점이 아닌 5~10년 전인 경우도 많다. 즉, 검색 결과 페이지들이 그 내용면에서 연관도 (reliability)가 높은 편이지만, 최신성(timeliness)이 떨어진다. 그래서 그 주제에 대해 최근에 추가적으로 등장한 이슈나 여론을 같이 둘러보기가 어렵다. 또한 검색 결과로 나온 뉴스 기사를 클릭해 들어갔을 때, 랜딩페이지가 해당 언론사의 자체 홈페이지이기 때문에 네이버 뉴스나 다음 뉴스같이 밑에 사용자 감정표현이나 댓글이 거의 없다. 이것 때문에라도 아직은 사람들이 뉴스를 네이버나 다음에 가서 보는 게 아닐까 싶다. 네이버나 다음 뉴스로 가면 기사에 달린 댓글 수를 보고 그 당시에 얼마나 이슈가 된 사건인지를 짐작할 수 있고, 댓글을 달지 않는 사람들도 댓글들을 한 번 훑으며 기사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대충 살펴볼 수가 있는데, 구글 검색에서 나온 오래된 기사에는 그런 것들이 전혀 없다. 결국 그때그때 필요에 다라 구글 크롬과 네이버 앱에 둘 다 들어가서 찾게 되는 것 같다. 아니면 유튜브에서 찾아보거나.

우리 나라 플랫폼의 생애주기
10년이라는 시간이 결코 짧은 시간은 아닌데, 우리나라의 인터넷 역사를 두고 보자면 1년이 10년 같고, 10년은 한 세기 같다는 느낌이 든다. 다음 한메일, 네이트, 아이폰3 S를 쓰던 시절은 마치 100년 전처럼 느껴진다. 국내 시장에서 초격차를 이루어 놓은 다음과 네이버도 10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흥했다 쇠하는 것을 보니 기분이 이상하다. 하긴. SNS도 15년 전에는 싸이월드가 대세였지만 지금은 아무도 안 쓰는 것처럼, 지금의 네이버, 카카오톡도 다른 데에 밀려버리고 새로운 대세들이 나와도 전혀 이상할 일은 아니다. 나는 그래도 카카오톡과 네이버가 생긴 이래 아직도 사용하고 있지만, 10년 후에도 이것들을 계속해서 쓰고 있을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사람은 평균수명이 늘어 생애 주기가 길어진 반면 온라인 플랫폼에서 태어난 것들은 생애주기가 너무 짧아진 것 같다. 한 때 모두가 가입했던 싸이월드는 어느새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유물이 되었고, 사람들은 싸이월드에서 페이스북으로, 페이스북에서 인스타와 틱톡으로 옮겨갔다. 또 어디로 옮겨갈지는 모르지만, 천년만년 인스타와 틱톡에만 머물러있지는 않을 것은 분명하다.
사실 가만히 내버려둬도 사람들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지루해한다. 진부해지는 인터넷 생활공간 안에서 계속 머무르게 할 재밌고 편한 요인들을 끊임없이 마련해 내도 모자랄 판에 광고 폭탄으로 짜증 나게 하고, 낚시질만 하고 간단한 정보 하나를 찾는 게 어려워진 포털이면 당연히 이탈 속도에 가속도가 붙지 않을까. 플랫폼은 이용자 경험과 상업성의 밸런스를 꾸준히 잘 지켜나갈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기대수명이 달린 것 같다.